‘마라톤’이라는 것을 처음 해보았습니다
저는 지난 2월 9일(일요일), 한림에서 ‘MBC 평화마라톤대회’ 10km 코스에 도전을 해서 겨우 완주를 해내었습니다.
제가 스스로 신청을 한 것은 아니구었구요. 달리기(크로스컨트리, 마라톤)를 취미로 하는 둘째 아이의 권유로 대회에 약간 억지로(?) 참가하게 되었습니다. 제 기억에 지금껏 10km 를 쉬지않고 달려 본 적은 없었던 것 같습니다. 고등학교 시절에 교내 마라톤/오래달리기 대회가 있었습니다. 전교생이 필수로 참가해야하는 연례 행사였는데, 그 때 코스가 5km 였는지 아니면 10km 였는지는 기억이 가물가물 합니다. 그리고 군의관 훈련병 시절에 행군이 있었는데, 그 때 1박 2일 동안 40km 가량 행군을 했었습니다. 물론 행군은 많이 걷긴 하지만 달리기는 아니죠.
이번 대회를 참석하면서 개인적으로 인상적이었던 점을 몇가지 나눠보고자 합니다. 첫번째는 저희 중학생 딸 아이의 기록이 저보다 훨씬 좋았습니다. 딸 아이보다 한참 늦게 들어온 것이 좀 부끄럽지만, 아이가 건강하게 성장하고 있다는 사실이 참 감사하고 또 자랑스러웠습니다. 두번째는 제가 예상했던 것 보다 마라톤 동호인들의 수가 정말 많았습니다. 넓은 한림종합운동장을이 수 많은 인파로 가득 차고 또 대회 시작과 함께 온 참가자들이 도로/코스로 쏟아져 나오니 제 눈 앞 저 먼곳까지 사람들로 가득 차보였던 도로 장면이 지금도 생생하게 떠오릅니다. 참가자들의 연령도 다양해서 어린이들이 부모님 그리고 가족들과 함께 뛰기도 하고, 60-70대 분들도 자주 뵐 수 있었습니다. 제 예상보다 여성 참가자분들도 많았고, 또 외국인 분들도 꽤 있었습니다. 무엇보다 [슬하] 진료 때 뵈었던 몇몇 분들을 운동장에서 마라톤 참자가로서 만날 수 있어서 정말 좋았습니다.
대회가 시작되어서는 우선 엘리트 선수분들이 먼저 출발을 했는데, 힘차게 뛰어나가는 그 모습이 참 멋있었습니다. 그리고 이 분들을 다시 볼 기회가 있었는데, 제가 천천히(?) 그리고 겨우겨우 뛰어가는 중간에 이미 엘리트 선수들은 반환점을 돌아서 결승점을 향하고 있을 때였습니다. 얼마나 빨리 또 계속 뛰시는지 사람이 어떻게 저렇게 뛸 수가 있을까 놀라지 않을 수 없었습니다. 선수들은 10km 를 30~35 분 정도의 기록으로 들어오는 경우가 많았는데, 계산을 해보면 이 기록은 100미터를 18초 정도로 지속적으로 뛰어야 나올 수 있는 것이니 더욱 놀라게 됩니다.
저는 5km 부근이 가장 힘들었습니다. 엘리트 선수들은 진작에 반대편으로 지나갔는데 왜 반환점이 안나오나? 하는 생각이 자꾸 떠올랐었습니다. 두번째로 힘들 었던 곳은 결승점 남기고 2km 정도 남은 구간이었는데 체력적으로 많이 지치고, 신발에 작은 돌이 들어가서 무척 거슬렸었습니다. 그래도 여러 사람과 함께 뛰고, 중간에 나오는 물 마시는 휴게장소 그리고 길가에서 박수와 함성으로 응원을 해주시는 분들이 계서서 포기하지 않고 끝까지 뛸 수 있었던 것 같습니다.
대회가 마무리 되어서는 기념품(메달)도 받고 또 사진도 찍었습니다. 첫 대회라 기록은 좀 저조하지만, 쉬지 않고 걷지 않고 끝까지 뛰어서 결승점에 들어왔다는 것에 의의를 두고 싶습니다. 그리고 4월에 열리는 다른 마라톤 대회(10km)에도 딸과 함께 다시 도전해보겠다고 마음을 먹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