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두개자기자극술(Transcranial Magnetic Stimulation, TMS) 치료

벌써 3월 말입니다. 제주에는 벚꽃이 활짝 피었을 것 같습니다.

이번 글에서는 이곳 스탠포드 대학교 뇌자극연극소에서 주로 연구/사용하고 있는 경두개자기자극술 치료에 대해서 간략히 소개를 드려보겠습니다.

영문 이름으로 Transcranial Magnetic Stimulation 이라고 하며, 간단히 줄여서 TMS 라고 주로 불리웁니다. Transcranial 라는 말에는 ‘뇌(두개골)를 통과한다’는 뜻이 들어있으며, Magnetic 은 종합병원에 가면 흔히 볼 수 있는 MRI 기계의 M 이 바로 Magnetic 의 머릿말로 자기장을 의미합니다. 마지막으로 Stimulation 은 무엇 무엇을 자극하다는 말입니다. 그래서 종합해보면, 자기장의 힘이 두개골을 통과하여 우리 뇌의 일정 부분을 자극하는 치료 기술이라는 뜻이 됩니다.

그럼 뇌 수술을 한다는 말인가요? 라고 놀라실 수도 있겠지만, 안심하십시오. 절대 그렇지 않습니다. 사람 손바닥 보다 조금 더 큰 자기장 코일을 환자의 머리에 가만히 놓아둔 채로 자극을 하기 때문에 딱딱딱 하는 자기장 자극 소리와 두피가 약간 따끔/움찍거리는 느낌만이 들 뿐입니다. 그래서 대표적인 ‘비침습적’인 치료 법으로 알려져있습니다. 외래 치료에서 간편하게 시행할 수 있는 장점이 있습니다.

아래 사진은 제가 현재 연수 중인 연구소의 한 실험실에 있는 TMS 치료 기계 옆에서 찍어 본 것입니다.

정신건강의학과 분야에서 TMS 치료의 역사는 결코 짧지 않습니다. 이미 미국에서는 1980년대 중반에 시작이 되어서, 국내에는 2000년대 초반에 처음으로 소개가 되었습니다. TMS 치료는 특히 우울증 치료에 가장 많이 사용됩니다. 우울증 환자의 뇌에서 좌우 반구의 활성도의 불균형이 나타나는 현상이 나타날 때가 있는데, 이 때 뇌의 특정 부분에 전기적 자극을 전달하고, 이를 통해 신경세포의 활동을 조절하여 뇌 활성의 불균형을 개선하려는 것입니다.

TMS 치료는 안전하고 비침습적이며, 일반적으로 부작용이 적다고 알려져 있습니다. 그리고 최근에는 우울증 뿐만이 아니라 강박증, 외상후 스트레스 장애, 불면증, 이명 등 다양한 영역으로 그 적응증을 넓혀가고 있습니다. 특히, TMS 치료는 약물 치료에 반응이 없는 환자나 약물 치료의 부작용을 경험하는 환자 또한 약을 복용할 수 없는 임산부 환자들에게 특히 유용할 수 있습니다.

TMS 치료는 수주 간 몇 번씩 일정 기간 동안 시행됩니다. 치료 기간(횟수)은 개인의 상태/증상에 따라 다르며, 자기장의 세기나 빈도와 같은 물리적 조건도 이에 큰 영향을 미칩니다. 매일 1회 (약 30분 소요), 일주일에 5회를 2주간 시행하는 방법이 가장 일반적이지만, 여기 스탠포드 대학병원 정신건강의학과에서는 매일 10분 치료에 주 5회 4-7주 프로토콜을 가장 선호하는 것 같습니다.

남은 기간 동안 새로운 기술과 경험을 틈틈히 쌓아서 돌아가겠습니다.

이곳에서도 국내 의료상황에 대한 뉴스를 듣고 있기에 얼마나 어려운 상황을 겪고 계신지 저 역시 잘 알고 있습니다. 하루 속히 이 사태가 원만히 해결되기를 간절히 바라면서 이번 글을 마무리 하겠습니다.

안녕히 계십시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