잘 다녀왔습니다.

안녕하세요. 반갑습니다. 슬하정신건강의학과 원장 오동훈입니다.

저는 7월말에 귀국을 해서 8월 5일부터 진료를 다시 시작했습니다. 그리고 오늘이 8월 24일이니 [귀국]을 기준으로는 4주 그리고 [슬하] 복귀해서는 벌써 3주가 지나갔습니다.  이렇게 시간이 순식간에 지나가니 “내가 언제 미국에서 1년이나 생활을 했지?” 라는 생각이 들면서, 스탠포드 대학 그리고 팔로알토에서 머물렀던 시간들이 까마득하게 느껴집니다. 무엇보다 제가 없는 동안 [슬하]를 성실히 지켜주신 오진욱 원장님과 김혜진, 한장희 두 직원분들께 이 글을 통해 감사의 말씀을 올립니다.

지난 1년을 되돌아보면 세계최고 수준의 병원과 연구소를 드나들었던 경험도 저에게 큰 도움이 되었지만, 연수를 떠나기 전 [슬하] 진료를 정리하면서 환자분들 한분 한분으로부터 받았던 (작별의) 아쉬움, 감사 인사, 격려와 응원들은 제 마음에 평생 가장 긍정적인 기억으로 남아 있습니다. 그리고 1년만에 복귀한 저를 환한 표정으로 반겨주시는 환자분들을 다시 만나니 참 좋습니다.

미국에서 (여행이 아니라) 1년간 생활을 해보니 우리나라는 저출산 그리고 높은 자살율이 사회적으로 해결해야하는 가장 시급한 문제라면, 미국은 마약(약물) 중독과 노숙자가 가장 큰 문제들 중의 하나인 것 같았습니다. 그리고 미국의 한인이민 사회에서도 이민 1-2세대 사이의 갈등, 문화/인종 차별/소외, 의료 이용의 어려움 등 다양한 정신건강영역에서의 어려움을 겪고 있는 것을 보았습니다. 그래서 저 개인적으로는 내가 업으로 삼고 있는 이 ‘정신건강’ 분야가 얼마나 중요하고 또 많은 지원과 노력이 필요한 것인가를 다시금 절실히 느끼게 되었습니다.

지난 1년 사이에 국내 의료계에서 있었던 가장 큰 변화는 정부의 의대정원 2000명 증원 결정으로 인한 전공의와 의대생의 집단 사직 그리고 휴학 사건이었습니다. 정부의 잘못된 판단과 정책으로 인하여 후배/청년 의사들의 미래가 암울해지는 것도 개인적으로 슬픈 일이지만, 결국 이 정책은 대한민국 의료와 더 나아가서는 사회에 매우 부정적인 영향을 몰고 올 것이기에 저 역시 참담한 심정을 금 할 수가 없습니다. 하루속히 정부가 실책을 인정하고 국민과 의료계에 사과한 후, 전문가들의 의견에 귀를 기울면서 진정한 의료개혁을 해낼 수 있게되기를 바라고 있습니다.

진료 복귀 후 첫 한두달 정도는 저 역시 새로운(?) 환경에 적응하는 기간으로 잡고 있습니다. 그리고 이번 가을 그리고 겨울 중에는 이번 연수기간 중에 배웠던 TMS 치료법을 [슬하]에서 구현할 수 있도록 할 것입니다. [슬하]의 변화 그리고 발전을 기대해 주십시오. 감사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