싱가포르 창이종합병원 출장

저는 이번 하계 휴가 기간 (8월 13일,수요일부터 8월 16일, 토요일까지) 동안 싱가포르로 출장을 다녀왔습니다.

1-2달 전에 지인을 통해서 싱가포르 창이종합병원 정신건강의학과 (현지에서는 psychological medicine, 심리의학과 라고 부릅니다) 가족치료사 Joyce 와 과장 Andre 교수를 알게되었고, 그와 몇 차례 이메일을 주고 받고 또 온라인 화상 회의를 거쳐서 창이종합병원에 방문할 기회를 얻게 되었습니다.

창이종합병원은 이름에서 알 수 있듯 싱가포르의 관문인 창이국제공항 가까이에 위치합니다. 지도를 보면 동북부 지역에 자리하고 있으며, 이 지역의 공공의료를 담당하는 1,000병상 규모의 대형 종합병원입니다. 제가 처음으로 도착해서 Andre 교수를 기다리고 있었던 병원 로비 여러 곳에서 2024년 뉴스위크지에서 시행한 세계병원평가 순위에서 글로벌 138위 그리고 싱가포르내에서는 5위 결과를 선전하고 있었습니다.

저는 8월 14일부터 15일, 이틀동안 몇몇 교수진들과의 개인적인 미팅과 병원 투어 그리고 강의(발표) 시간을 가졌습니다. 그 중에서 가장 중요했던 것은 물론 ‘강의’ 였습니다. 창이종합병원 정신건강의학과는 매주 금요일에 점심에 모든 교실 직원들이 모여서 함께 식사를 하고, 1시간동안 교육 시간을 갖고 있는데, 저는 이날 외부강사로 초청이 되어서 ‘Introduction to EMDR’ 이라는 제목으로 EMDR 의 개념, 신경생물학적 기전 그리고 사례 소개까지 짧은 시간에 여러 내용을 꽉꽉 담아서 발표를 진행했습니다.

창이종합병원의 교수진들 그리고 여러 직원들 (심리학자 그리고 가족치료사 등등) 을 만나고 서로 대화 하면서 느낀점은 이들이 자신의 맡은 자리와 임무에 대해서 상당한 자부심을 갖고 성실히 환자 진료에 임하고 있다는 것이었습니다. 특히, 제가 만난 교수진들은 정신치료 분야에 집중을 하고 있었는데, 10년간의 지속적인 노력을 통해 1년전에 정신치료센터를 오픈하여 잘 운영하고 있는 것을 자랑스럽게 이야기해주었습니다. 저도 한 때는 대학종합병원에서 근무를 했었기에 이들이 이런 결실을 맺기 위해서 이들이 얼마나 헌신적으로 노력했는가를 누구보다 잘 이해할 수 있었습니다.

Andre 과장과의 병원 투어도 정말 인상적이었습니다. 정신건강의학과 외래 진료실 그리고 입원 병실의 규모와 구조 그리고 진료 방식을 관찰할 수 있는 좋은 기회가 되었습니다. 한마디로 정리하면, 우리 대한민국의 수준 보다 훨씬 높아보였습니다. 모든 진료실에서 치료자와 환자의 동선이 겹치지 않도록 안전한 구조와 공간이 확보되어 있었으며, 한 진료실에서도 일반면담/약물요법 위주의 진료와 심층정신요법이 상황에 따라 달리 진행될 수 있도록 칸막이와 가구들이 잘 배치가 되어 있었습니다. 그리고 정신건강의학과 외래에 전담 응급대응팀/실(간호사 2명 이상 항시 근무)이  있어서 공황 증상과 같은 긴급한 상황에서 주사치료 및 응급처치가 언제가 가능한 시스템을 갖고 있었습니다.

이렇게 이틀간의 일정을 알차게(?) 마치고, 마지막 토요일에는 싱가포르 시내 박물관 구경을 실컷하고 다시 제주로 돌아왔습니다. 이번 출장을 통해서 슬하 정신건강의학과의원이 비록 작은 개인 의원이지만, 세계의 여러 병원 /연구소 그리고 정신건강 전문가들과 앞으로 지속적으로 교류하고 자극을 받아 더욱 발전할 수 있겠구나 하는 마음을 갖게 되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