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촌이 땅을 사면 배가 아프다.” 제가 참 좋아하는 속담입니다. 듣기만 하여도 참 공감이 갑니다.
그런데 왜? 어째서 이런 일이 일어날까요? 사촌이 땅을 산 소식은 내 귀로 듣고, 눈으로 보고, 또 머리로 안 것인데… 왜 하필 눈과 귀 그리고 뇌에서부터 한참 멀리 떨어져 있는 배가 아픈 거죠? [사촌이 땅을 샀다]는 소식은 문화인류학적으로 혹은 정신분석학적으로 접근하여 얼마든지 복잡하게 해석해볼 수 있겠지만…. 그냥 쉽게 말하면 “스트레스(stress)”입니다. 우리가 일상에서 겪는 바로 그 시샘과 질투 그리고 열등감 등등이지요. 더욱 정확한 단어로 표현하면 어떤 사건에 대한 “스트레스 반응 (stress response)”입니다.

스트레스는 얼마든지 복통을 유발할 수가 있습니다. 혹시 학창시절 시험 시간 직전에 배가 아파서 화장실을 가야 했던 기억이 있으신지요? 아님 학교 가기 싫을 때, 때 마침 배가 아파주어 속으로 쾌재를 불렀던 일은요? 그렇다면 스트레스는 어떤 경로를 통해 복통을 유발하는 것일까요? 지금부터는 스트레스가 복통을 일으키는 기전(메커니즘, mechanism)을 몇 가지 소개해드리겠습니다.

1) 첫 번째로 교감신경(sympathetic nervous system, 그림의 붉은색 박스)입니다.
스트레스에 의해 교감신경계가 활성화되면 위장관 운동은 저하되고, 장액의 분비 또한 감소하게 됩니다 (그림의 파란색 박스). 이렇게 되면 각종 복통, 소화불량, 위장관 장애에 매우 취약한 환경이 조성이 되는 것이죠.

2) 두 번째로는 요즈음 핫이슈인 장내세균총(마이크로바이옴, microbiome)입니다.
우리 몸에는 우리 세포보다 훨씬 많은 수의 각종 세균이 살고 있습니다. 공생관계라고 할 수 있습니다. 그리고 이 세균들이 가장 많이 존재하는 곳이 바로 우리의 위장관이 되겠습니다. 스트레스가 바로 이 장내에 있는 세균총에 영향을 준다는 것입니다. 스트레스로 인한 호르몬의 변화(코티솔과 같은 스트레스 관련 호르몬의 증가), 염증 및 면역 반응 이상 등이 장내세균총의 조성 혹은 이들이 분비하는 각종 신경전달물질을 변화시키게 됩니다. 이것은 다시 뇌에 작용하여 통증에 대한 민감성을 높이고, 우울 및 불안과 같은 정서적 변화를 일으킨다는 학설이 있습니다.

(https://www.ncbi.nlm.nih.gov/pubmed/25762939 인용)

정리하면, 사촌이 땅을 사서 생긴 스트레스로 인하여 [교감신경계 + 호르몬 + 면역 + 장내세균총 + 뇌 ]등이 서로 상호작용을 통해 만들어낸 결과가 바로 “복통”이라는 뜻이 됩니다. 아주 복잡하면서도 또 어떻게 보면 아주 정교한 반응이라고 볼 수도 있겠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