캘리포니아에서 인사드립니다.

안녕하세요. 오동훈입니다.

미국에서의 첫 번째 슬하 편지를 드립니다.

저는 지난 7월에 제주 그리고 [슬하] 병원을 떠나서 지금 8월에는 미국 캘리포니아주에 도착해서 무사히 그리고 건강히 잘 지내고 있습니다. 저는 8월 초부터 스탠포드 대학병원 정신과 연구실로 나가고, 저희 아이들도 지금 사는 동네에 있는 중학교와 고등학교로 전학을 하여 학교생활을 시작했습니다.

여기 도착해서 지금까지는 집을 정리하고 또 여러가지 가구와 살림살이를 장만하느라 시간을 거의 다 보낸 것 같습니다. 지난 주에는 운전면허 필기 시험도 봤습니다. 다음 주에는 실기 시험도 볼 예정입니다. 그리고 9월부터는 스탠포드 대학에서 방문연구원들을 위해 제공하는 영어코스도 신청해서 참여하기로 했습니다.

좀 예상을 하긴 했지만, 새로운 환경에서 적응한 다는 것이 정말 쉽지가 않네요. 언어도 다르고 또 말도 안통하고, 아무것도 없는 상태에서 시작하는 것이어서 그랬겠지요. 도착해서 지금까지 무슨 일이 없이 그냥 지나간 날이 없는 것 같습니다. 난처한 상황이 올 때마다 옆에 있는 아내의 얼굴을 쳐다보고, 먼저 연수와 계시는 다른 선생님들께 곧바로 연락하고, 새로 등록한 교회의 현지 성도님들께 염치없이 무작정 부탁하는 것이 지금 제 일상입니다. 제주에서는 그래도 원장님 소리 들어가면서 지냈지만, 여기서는 (현지 사정을 전혀 모르는) 그냥 아저씨입니다. *^^*

제가 지금 와 있는 연구소는 경두개자기자극술(TMS)을 이용하여 새로운 우울증 치료법을 개발하는 곳입니다. 미국 현지를 비롯해서 유럽, 중동, 아시아 등 세계 여러 나라에서 온 50명 이상의 연구원들이 모여 있는 꽤 큰 규모의 연구소입니다. 지금은 병원 실습 나온 학생처럼 환자 평가와 치료 과정을 관찰하고 여러 연구회의 및 강의에 참석하는 활동을 주로 하고 있습니다만, 앞으로 1년간 연구팀에서 진행되는 새로운 기법들을 경험하고 또 습득해서 [슬하] 병원의 진료 수준을 한단계 끌어올릴 수 있게 되는 것이 제 꿈입니다.

이렇게 분주하고 정신없이 생활을 하다가 문뜩 제주의 [슬하] 병원 생각이 떠오를 때가 있습니다. 다들 잘 있을까? 어떻게 지내고 계실까? 궁금해집니다. 미국에서 방문 연구원 생활하면 제주에서 원장 할 때보단 부담이 덜하겠지 하고 생각하고 이곳에 왔는데, 지금은 초기 그리고 적응 단계여서 그럴까요? 스트레스도 꽤 있고 그래도 그 때가 편하고 좋았구나 하는 생각이 들기도 합니다. 이런 것을 보면 어디에서 무엇을 하던지 감사하고 자족하는 능력이 정말 중요하구나 하고 다시한번 깨닫게 됩니다.

오늘 글의 말미에는 스탠포드 대학 본관건물 그리고 제가 근무하는 정신건강의학과 외래병동을 사진으로 공유해보겠습니다. 그리고 다음 번 글에는 근처 도시나 국립공원으로 여행을 다녀와서 좋은 경치를 사진으로 담아보도록 하겠습니다.

그럼 이만 줄입니다. 안녕히 계세요. 또 편지 드리겠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