음주와 치매
“적당한 음주는 몸에 좋다”라는 말을 한 번쯤은 들어보셨을 겁니다. 왜냐하면 적당한 음주가 심장질환을 예방한다는 의학계의 연구결과들이 있었기 때문입니다. 술을 마시지 않는 것보다 적당한 음주가 건강에 좋다니 특히 애주가들에게는 이 얼마나 반가운 소식입니까? 하지만 최근 연구들로부터 금주 혹은 거의 술을 마시지 않는 것이 건강에 더 좋다는 이야기가 들려옵니다. 그 까닭은 이렇습니다. 과거 연구들에서 자신이 금주 중이라고 이야기한 사람들을 살펴보니 처음부터 금주한 사람들과 술을 이미 많이 마시다가 건강이 나빠져서 할 수 없이 금주를 하게 된 두부류의 사람들이 섞여있었던 것입니다. 상황이 이렇다 보니 적당히 음주를 한 사람들의 건강이 오히려 좋아 보이는 착시현상이 일어난 것이지요.
그렇다면 음주와 치매의 관계는 어떻게 될까요? 노르웨이의 한 지방도시의 성인남녀 4만여 명을 27년간 추적조사를 한 연구에서 1주에 2-3회 이상 음주를 한 사람들은 1주에 1-2회 음주를 하는 사람들에 비해서 알츠하이머 치매를 겪을 가능성이 1.47배로 증가하는 결과가 나왔습니다. 이 연구에서 가장 흥미로운 결과는 자신의 음주량을 잘 모르겠다고 대답한 사람들이 알츠하이머 치매를 겪을 가능성이 1.73배로 가장 높았습니다. 이 연구결과를 정리하면, 첫째 빈번한 음주는 치매의 위험요인이다. 둘째는 자신의 음주를 객관적으로 정확히 평가하는 것이 매우 중요하다는 것입니다.
술의 주성분인 알코올은 신경독성을 지닌 물질입니다. 따라서 소량의 음주일지라도 뇌 건강에 도움이 될 가능성은 매우 희박합니다. 음주로 인한 기억 소실 증상, 술을 급하게 또 많이 마셨을 때 필름이 끊기는 현상이야말로 알코올의 신경독성 현상을 가장 극명하게 나타내는 것입니다. 노년의 가장 큰 적인 치매 – 젊어서부터 금주 또는 절주를 통해 예방하였으면 좋겠습니다.